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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17 13:15
통합의 문화에서 본 역동성
 글쓴이 : KOJATA
조회 : 1,604  
통합의 문화에서 본 ‘역동성’

흔히 우리는 일본을 집단주의 특성이 강한 사회로 이해하고 있다. 이는 일본사회가 통합의 논리에 의거하여 조직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일본사회는 거의 모든 조직문화에서 통합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식자들은 일본사회의 특징을 논하면서「동질의 집단으로서 오랜 전통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치관이 통일되어, 다른 문화가 혼재하는 국가와는 달리 반드시 정확한 표현을 하지 않아도 국민은 서로의 의사를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일체감 혹은 단결력도 강한 폐쇄사회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일례로 기업의 사풍(社風)의 존재의미를 들면서「일본의 기업에 있어서 사풍은 집단의 의사결정, 이심전심의 의사소통, 종업원 노력의 동기부여, 직장의 규율 등 기업의 생산력, 판매력,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업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체감과 단결력을 결정지우는 사풍을 충분히 몸에 익히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조직이 요구하는 인물은 아니며 동시에 기업을 위해서도 크게 활약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노사관계를 보면 좀 더 실감할 수 있다. 일본적 경영이라는 기업문화가 대변하고 있듯이 일본기업의 종업원들은 노동협약이나 노동계약 같은 것이 존재하더라도 그에 드러나지 않은 ‘기대관계’ 라고 하는 것이 있다. 이것은 일종의 상호의존적인 것으로서 회사측은 우리 회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종업원들이 열심히 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고, 종업원들은 그에 대한 기대를 고용보장이나 근로여건의 개선 등과 같은 복지를 통해 보상 받는다는 기대심리이다.

‘일본인은 열심히 일하는 민족’이라는 주장을 부정하는 논자들은 일본인들의 근면함과 장시간의 노동은 일본인들의 특성이 아니라 기업으로부터 강제되었기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주장을 펼치곤 한다. 그런데 설사 그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노동자가 기업의 논리를 수용하는 ‘기업제일주의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정서가 노사협상에 반영되면서 매년 연례적으로 행해오던 ‘슌토(春鬪)’는 어느새 소위 ‘슌토(春討)’로 변질되어 버렸다.

노조의 기업에 대한 협력적 사고가 초래한 변화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노조가 기업과의 관계에서 종속적인 위치로 전락한 결과라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기업의 노사관계에 있어서 구축된 ‘협력=수직’적 관계는 60년대의 고도경제성장기를 거쳐 70년대의 오일쇼크의 위기 극복과 80년대의 산업구조재편과정에서 완전히 고착화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집단의 안정과 변영, 그리고 통합과 일체화에 지고의 가치를 두는 의식구조가 작용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일본인의 사유양식이고 일본의 역사라고 하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행동양식이 일본사회의 통합을 촉진시키는 바탕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본의 지배계급은 끊임없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통합의 논리를 국민에게 제시하며 수용할 것을 강요하고 있고, 실제 그러한 논리가 일본인들의 사유양식에 힘입어 쉽게 스며들고 있다.

통합의 굴레 속에 스스로를 맡겨온 일본의 피지배계급의 역사는 종교사상이나 민중들의 광역적인 저항에 의해 역사의 물줄기가 바뀐 우리의 모습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역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일본의 식자층에서는 한국사회를 매우 역동적인 사회로 규정하는 논자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역동적’이라는 평가는 또 다른 식자층에서는 ‘혼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분명 우리의 근현대사는 역동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혼미함’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역동성’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필동(세명대학교 일본어학과 교수)
⊙ 홈페이지 : http://kimsjapan.com, hit: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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